HERA C.CREW
서울의 다채로움과 나다움을 주제로
헤라와 아티스트가 함께 펼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헤라 C.CREW 아티스트의 작품 소개
HERE
당신이 있는 여기, 어떤 모습인가요?
서울을 살아가는, 내 삶의 위치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C.CREW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개엽 [開葉, aestivation]
눈에서 포개진 잎이나 꽃잎이 펼쳐지는 모양.
찰스 다윈의 식물 운동의 힘에 따르면 식물의 모든 부분의 공통된
일종의 움직임이 발견되는데, 신장하는 식물의 회전성 즉 식물
장기의 구부러진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의 끝에
원형의 움직임을 만드는 과정(원형화)은 평평한 잎과 꽃잎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표면의 양쪽이
동일하지 않은 성장으로 인해
발생되며 일종의 균형 맞추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때 자전하는 식물의 싹은 진동을 포함하고 증폭하는 동시에
탄성이
진동의 시작을 결정한다. 결국 싹이 팽창함에 따라 잎의 내부
표면에서 성장이 더 빨라져서 싹이 열리고 잎이 평평해지는 것이다.
인간의 삶 또한 우연과 필연이라는 원형 순환 안에서 자기 조직화를
통해 실재적 힘을 갖춘다. 어떤 탄성의 순간이 진동의 시작을
결정하며
지속적으로 움직여 나가고 무한한 원형 운동으로
확장된다. 이 같은 양상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 유유히 회전하며
우아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부유하는 성장의 탄성을
활성화함으로써 진동 상태로 전환되고 개화를 통해 성숙해진다.
HERE, 괴리, 버터컵
괴리
서울은 나에게 어떤 곳이자 의미일까?
나에게 서울은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곳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창밖의 서울과 작업실 안에 덩그러니 있는 ‘나’와 컴퓨터.
괴리감과
초라함에 현타가 세게 온다.
괜히 컴퓨터가 밉고 쳐다도 보기 싫은 마음에 꺼버리고 놀아보지만,
얼마 안 가 한숨을
푹 쉬고 결국 의자에 다시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
컴퓨터를 켠다. 꽤나 자주 반복되는 나의 일상이다. 아직 나에게
서울은 이런
곳이 아닐까?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고 오늘도 꿈을 좇는다.
HERE, COME WITH ME_WAKE UP, 올로호요
COME WITH ME_WAKE UP
꿈이 현실일 수도 현실이 꿈일 수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주인공의 모험은 단순한 외출을 넘어서 현실과
꿈이 어우러져 열어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주인공의 모험은 우리가 밖으로 나가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으로 상상과 현실의
교차로에서
자유롭게 모험을 떠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현실을 넘어선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손톱
시간은 공기에 흩어져 있어 만지거나 볼 수가 없다,
나의 오래된 버릇 중 하나는 일상에 사용하는 소모품으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고 내가 어디쯤
왔는지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 치약을 다
쓰기까지 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새로운 일들이
있을까, 같은
맥락에서 손톱도 마찬가지이다. 끊임없이 자라고 미련 없이
잘라내는 것
그 어떤 손톱은 내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 힘들었을 때 잘라 냈을 테고
어떤 손톱은 설레는 마음으로
잘라 냈을 것이다, 어느새 또 자란
손톱들을 보며, 그 많은 손톱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졌다.
Hwabyung (화병)
내면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맞지 않는 조각들로 화병을 꾸미지 마세요.
-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우리의 모습이 어색하듯, 맞지 않는 화병의
조각들을 억지로 맞추면 물이 빠져 내면의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여러 현실을 직면하고 다른 화병의 조각을 끼워 넣는 모습을 거울
속의 저를 통해 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내일
무탈한 날들을
보내기 위해 계속해서 끼워 넣고 있더라구요.
언제쯤 물이 없어져 꽃이 시들어 버릴지..
#HERE with you
"지금 당신이 있는 여기,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이사를 참 많이 다녔습니다. 여러 나라와 지역을 오가면서요.
그리고 어느새 눈을 떠보니, 제가 있는 배경이 어디든 간에 같은
손짓, 발짓으로
그곳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또 매일 다른 곳으로 그리고 다른 속도로 걷는 이들과
누군가의 장난처럼 마주쳐 함께하게 됐습니다. 어떤 배경색을 갖고
있든 간에 다양한
색으로 그에 걸맞은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Hell(o)
나의 현재의 모습을 담은 작업이다.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망과 그걸 이루기 위해 돈과 시간을 굴리고
있는 나의 모습은 마치 저글링을 하고 있는 모습 같달까!
누가 초시계를 세고 있는 것도 아닌데 불붙은 폭탄이 곧 발등에
떨어진 것 마냥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당황스럽지만
그럼에도 은근히 즐거운(?) 나의 현재를 표현했다.
1st_original
나의 ‘엄마’는 일반적인 ‘엄마’는 아니다.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다큐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었고, 여행이 가고
싶으면 혼자 제
3국으로 홀라당 떠나버리는 그녀였다. 내 육신은 생물학적 요소들이
만들어 낸 피조물이라면 그 안에 들끓는
생명력을 넣은 건 엄마의
역할이 9할이었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친구의 물건을 훔쳐 크게 혼난 적이 있다. 엄마가
나에게
회초리를 든 처음이자 마지막 체벌이었다. 그 후 어느 주말, 엄마가
부엌에서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인가 하고
가니 부엌 상부장
아래 붙어있던 얇은 라디오 박스에서 “다음 사연입니다. 광주에 사는
신경희 님의 편지인데요.”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신경희. 엄마
이름이다. ‘광주에 사는 신경희’면 엄마
인 게 분명했다. DJ 김창렬의
목소리로 엄마가 보낸
편지가 읊어졌다. “은아. 엄마는 은이가
싫어서 혼낸 게 아니야. 엄마는 은이가 바르고 곧은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 항상
사랑한다.”라는 말로 끝난 편지였다.
평소에 하지 않는 낯간지러운 말 때문에 고마운 대답도 따뜻한
포옹도 못 한 채 멀뚱히
서서 고장 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는 엄마를
쳐다만 봤다. 그래도 여전히 그날 부엌 창으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강한
주황빛 햇살이 두 눈을 꼭 감아도 선명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그렇게 엄마는 인생의 절반가량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당신이
가진
쉬이 식지 않는 마음을 딸에게 끊임없이 일러주었다.
글을 써 내려가며 흩뿌려져 있던 우리가 함께한 낙하와 비상을 모아
보니 제법 두꺼운 종이책이 되어있다. 어린 나를 대신해
써 준 촘촘한
서문 덕분에 지금 나는 별 가득한 밤하늘처럼 세상을 반짝이게 볼 수
있고, 높은 온도의 사랑을 할 수 있고,
정해진 것 없이 일상을 힘껏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저 기승전결 없는 나와 엄마의 다음
페이지는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Here라는 단어에서 출발한 작업은 결국 엄마와 나를 이어주는
작업이 되었다.
HERE, Anywhere or not at all, 권근수
Anywhere or not at all
'Here' 지금 이곳, 현재의 모습을 니꼴라 부리요의 '현재는 미래에서
빌려온 시간'이라는 이론을 통해 전개한 영상 작업물이다. '현재'라는
불확실하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선을 '호텔'이라는 임시적,
제한적 거주의 공간으로써 표현하였다. 우리의 물리적 '실체'와
정신적, 형이상학적 '존재'의
대비을 통해 이곳, 우리들이 현실을
향유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Tiny Sauna (Breathe here)
일상 속의 목욕 공간을 신체의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회복의 공간으로 재구성합니다.
현재의 상태에 몰입함으로써 회복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순간 ‘HERE’, 당신에게 이러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일상 속의 목욕 공간을 신체의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회복의 공간
으로 재구성합니다. 현재의 상태에 몰입함으로써 회복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순간 ‘HERE’, 당신에게 이러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DIFFERENT SEOUL
매일 익숙하게 창문 넘어 빛나던 남산타워가
유리로 변한다면 이런
모습 일까요?
달 뒤
나의 ‘여기’가 그림자 같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가 햇빛 속에 달음박질할 때, 나는 달빛에 더듬더듬 멈춰 있는 것
같던 날들이요. 멀고 희미한 달을 쳐다보며 지금,
여기보다 그 달
뒤의 이세계, 어떤 별천지를 꿈꾸기도 했어요.
지금 ‘여기’가 아니라 달 뒤에 간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은 그곳에도 대단한 건 없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달 뒤편은
상냥한 목소리로 말해줄 것 같습니다. 어두워도 잠들지
않고 달 뒤를
궁금해하던 그 마음이 참 단단하다고, 새로운 ‘여기’가 이미 네 안에
있다고요.
그러다 보면 달 뒤와 우리의 ‘여기’는 서로의 환한 백야가 될 것만
같아요.
Her(a+)e We Go!!
내가 있는 이곳은 남과 비교되는 삶,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누구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꿈을 마음껏 써 내려갈 수 있길 바라며 그린 그
림이다.
결과에 따라서가 아닌 도전하고 탐험하는 과정도
충분히 멋진 모습
으로 인식되기 위해
모두 주저하지 말고 다 같이 뭐든 해봅시다!!
고민보단 ‘고(GO)’를 외칩시다!!
SIGN
[SIGN]은 현대 사회 안에서 나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고유성을 담고자 했다.
유리 레이어를 겹쳐 표현한 이 [SIGN]은 나만의 시각과 감성을
시각화한 것으로 현대 사회의 변화와 다양성을 대변하면서도 사회
속에서 나를
나타내고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또한 이 작은 표식은 사회 안에서 내 존재를 상기 시켜줌과 동시에
타인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틈 09
틈 작업은 어느 대지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고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위치는 명확한
것들이 중첩된
사이에 존재하는 ‘틈’과 같았다.
이 틈 사이에는 무엇이 숨어있을지 알 수 없지만, 때로는 식물이나
버섯 등의 새로운 생명이 우연히 피어나기도 한다.
나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불안감과 동시에 피어나는
생명력을 느끼며, 틈 속의 나를 온전히 포용하기로 결심했다.